#육아휴직을 한 후 벌써 1주가 지났네요.
매일 블로그를 해볼까 했는데, 원래 안 하던 사람이라 그런지 좀처럼 습관화되지 않네요. 또 뭘 쓸지도 모르겠습니다. 1년간의 육아휴직을 하며 주변에서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은 '그동안 뭐 할 건데?'였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갓난쟁이들이 아니다 보니 제가 뭔가 특별한 것을 할 거라고 생각들 하시는 것 같습니다. 사실 별 거는 없습니다. 10년 넘게 한 직장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뭔가 정리를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앞으로 남은 직장생활을 준비하며 퇴직 이후도 생각해 보고, 가정도 돌볼 필요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육아휴직 후 제일 먼저 한 일은 육아휴직 기간 동안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계획을 짜고 일과시간을 정해 보는 것이었습니다.
우선순위는 아래와 같이 정했습니다.
1순위-자기관리
: 취침, 운동, 일기, 명상, 독서
2순위-재무안정화
: 재테크 공부, 블로그 수익화, 소비지출 관리
3순위-가족과 함께
: 자녀교육 공부 및 적용, 다양하게 많이 놀기, 아내 지원해 주기
4순위-영성 있는 삶
: 예배, 성경 통독, 사역, 묵상
*1순위: 첫 순위가 자기 관리인 것은 저는 제가 채워져야 주변을 돌아보고 돌볼 수 있더라고요. 저는 일정 시간 이상 취침시간을 확보하지 않으면 체력, 기억력이 심각하게 떨어집니다. 그리고 우울해지고 짜증이 잦아지기 때문에 행복한 낮을 위해서는 밤에 자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그래서 1순위의 첫 번째를 취침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40대가 넘어서니 운동을 하지 않으면 체력이 많이 떨어지더라고요. 생존을 위한 운동을 1순위의 2번째로 정했습니다. 일단 아파트 헬스장에서 기본적인 근력을 갖춰놓고 달리기나 자전거 같은 유산소도 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일기 쓰기를 다시 생활화하기로 했습니다. 매일매일 뭔가를 생각했던 것 같은데 기록하지 않으니 모두 사라져 버리는 것 같습니다. 아침에 눈뜨며, 밤에 잠들기 전에 명상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것도 몇 년 전에 하던 것인데 어느 순간 놓쳐버렸네요. 명상을 한 날과 안 한 날은 제가 하루를 대하는 태도, 집중력 등 차이를 크게 느낍니다.
독서도 어느 순간부터 놓아버렸네요. 그러다 보니 생각이 고여버린 물처럼 썩어가는 것 같아요. 예전에도 했던 생각을 계속 되뇌며 스스로를 고착화하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새로움을 받아들이고 적용하며 발전하고 동기부여를 지속적으로 얻기 위해서는, 또 다양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역시 독서만 한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2순위: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에서 벗어나 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돈이 중하지만 돈이 전부가 되지 않는 삶을 위해 역설적이게도 돈에 대한 문제를 짚어야 했습니다. 경매로 대표되는 부동산, 주식투자는 결국 재테크라는 주제로 귀결됩니다. 여윳돈은 없지만 없을 때부터 공부를 해야 됨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뭔가 엄청난 수익을 바라지는 않지만 퇴직 이후에도 안정적인 재정상황을 위해 필요를 느낍니다. 지금부터 지식을 쌓아 놔야 퇴직 이후에 당황을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에 근로기간에 벌어들이는 근로소득을 빨리 자본소득으로 변환시킬수록 퇴직 이후를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자본소득이 충분히 확보된다면 퇴직 시기도 앞당길 수도 있겠지요. 이런 생각을 왜 조금 더 빨리하지 못했을까 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이라도 준비하기에 그리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블로그의 수익화도 그런 활동의 일환입니다. 유튜브, 블로그, 온라인 쇼핑 및 각종 넘쳐나는 부업들 중 제가 선택하고자 하는 것은 블로그입니다. 제가 가지는 생각, 일상, 기록을 블로그 하는 것으로 혹시라도 수익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만일 수익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일상을 지속적으로 기록한다는 것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활동이 될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난 뭐 하고 살았지?라는 의문이 들 때 블로그는 대답이 되어줄 것 같습니다.
급여는 직장의 연차가 늘어날수록 높아지는데 남는 돈은 별로 없습니다. 지출이 점점 늘어나는 상황 속에서 지출관리의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시간을 내서 이 부분을 점검하고 관리하고 싶었습니다.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아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순위: 저를 행복으로 채우고 삶을 완성시키는 존재는 바로 가족입니다. 육아휴직을 냈던 근본적인 이유도 가족과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어느 순간 돌아보니 저는 회사에서 생활하고 집은 그저 잠시 들리는 공간이 되어 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무엇을 위해 일하는 가에 대한 답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저는 가정을 위함이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젊을 때,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어릴 때 가지고 싶었습니다. 또 지금 이 순간이 첫째가 3학년이 되면서 공부의 재미를 알려주고, 둘째가 유치원에 가면서 돌봄이 필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녀는 부모의 자녀인데 교육은 왜 어머니의 몫이라고 생각하면서 아버지는 한 발 물러서야 하는지 저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또 학교나 유치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가정교육, 인성교육, 성격의 형성과 자존감의 형성, 회복탄력성을 길러주고 아이들이 자신의 인생을 관통하는 가치관을 형성하는 순간들에 함께 해주고 싶었습니다.
또 지금이 아내의 커리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순간입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일이 전환점을 가지는 순간이기도 하고 대학원을 마무리해야 하는 한 해이기에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싶었습니다.
4순위: 30살이 넘어서 다니기 시작한 교회가 40살을 넘어 저의 삶에 이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게, 아니 삶 전체를 바꾸고 삶의 지평이 달라지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주일에 교회에 출석만 하는 교회생활만 하다가 이제는 믿음의 생활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모든 것이 기껍게 하게 되다니, 저도 저를 보며 놀라곤 합니다. 조금 더 자세히 바르게 알고 싶고 조금 더 믿음의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더 충만하고 싶고 받은 것을 더 많이 나누고 싶습니다.
요즘은 꾸준함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하루하루를 쌓아서 꾸준함을 기르는 것. 꾸준함은 무엇이든 가능하게 하고 무엇이든 이기는 힘을 갖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이 순간 결심한 모든 것들이 순간의 결심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함으로 변화의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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